주 례 사



이제 신랑 신부의 서약으로써 이 두 사람이 한 쌍의 부부로 굳게 맺어졌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화창한 봄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오셔서 증인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엘리트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두 사람이 부부로 탄생했습니다. 신랑 ○○○ 군은 우리 나라의 수재 중의 수재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현재 가정의학과 전공의로 앞날이 촉망되는 젊은 의사입니다. 학생 때에도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학생회 일도 열심히 했었고 학업 도중에 힘든 군대 생활도 무난히 이겨내는 등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이 돋보이는 앞날의 기대주입니다. 신부 △△△ 양은 이화여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하여 현재 성서중학교에서 학생들을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동량지재로 길러내고 있는 엘리트입니다.

오늘 이 결혼 예식에 있어서 두 사람이 동시에 입장하게 된 것이 과거에 신랑은 혼자 와서 기다리고 신부는 부친이나 부친이 계시지 않으면 친척 어른에게 이끌려서 들어오는 관행을 깨고 두 사람이 앞으로 이끌고 나갈 가정의 두 수레바퀴로 동등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젊은이의 만남이 더욱 소중한 것은 너무나도 계산적인 요즈음의 세태와는 달리 너른사랑이라는 사회봉사를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고 장장 7년간의 열애 끝에 이제 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보아 이 두 젊은이들은 엘리트로서의 사회적 책무,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원대한 이상과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커플로 앞날이 기대됩니다.

다만 20여년의 결혼생활을 해온 인생의 선배로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오랜 기간동안 만나 사귀어 왔으므로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정을 이루고 살아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느낄 것입니다. 30년의 세월을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배경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생활에서 사소한 하나 하나가 모두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오래된 부부는 무언가 모르게 비슷해진다고 합니다. 세월이 가면 점점 서로의 행동이 서로에게 거슬리지 않게 되는 시기가 반드시 옵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서로에게 낯설고 거슬리는 것이 두 사람 서로의 성장 환경이 달라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인정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주로 여성이 참고 인종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시대, 새천년입니다. 이제 모든 어려움은 부부의 대화를 통해서만 풀려갈 수 있습니다. 특히 신랑은 레지던트 생활로 너무나도 바빠서 대화할 시간도 힘도 남아있지 않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또한 신부도 학생 지도에 바쁘다보면 시간을 내서 대화를 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서로가 연애할 때보다도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부가 살아가면 다툴 때도 많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입에서 나오는대로 쏘아붙이기 쉽습니다. 저는 이 때 30초만 참았다가 말하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30초만 지나면 처음의 감정이 달라집니다. 30초를 참아도 똑같은 말이 하고 싶어지면 그 때 하십시오. 그렇지만 30초만 참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양가의 부모님께서는 사랑과 열정을 다하셔서 참으로 훌륭하게 아들과 딸을 키워내셨습니다. 부모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자식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해 주시고 인내와 포용력으로 사랑해 주신 것과 같이 며느리와 사위에게도 힘이 되어 주시고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 두 사람이 한 쌍의 부부로 굳게 맺어지는 이 성스런 순간에 마지막까지 증인이 되어주신 가족과 친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이 새로운 부부의 앞날이 영원토록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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